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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프로방스 천'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남부 프랑스의 ‘액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서 3주간 머물면서 여름을 즐긴 적이 있다. 그곳을 아직도 낭만적으로 기억하는 건 장 때문이다. 액상프로방스 시내에서는 매일 오전마다 큰 장이 선다.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절임과 잘 익은 과일, 싱싱해 보이는 야채들 옆은 지나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위 사진은 엽서를 스캔한 것이다.평범한 시장 풍경를 담은 건 없고, 꽃시장 풍경의 이 엽서가 한 장 있을 뿐이었다.당시에 찍은 사진에는 시장을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ㅠㅠ 액상프로방스 시장에서, 내가 특히 좋아한 건 ‘프로방스 천’이었다. 프로방스 지방의 특색있는 자연물들이 프린트된 면은 프랑스에서도 유명하다. 프랑스인들은 ‘프로방스 천’으로 식탁을 꾸미길 좋아하는데, 그 천.. 더보기
특별한 손님의 방문, 팽이 이 사진은 수년 전 어머니께서 들고 오신 상추 속에 있던 달팽이 모습이다. 어머니는 여름에 우리 집을 방문하실 때면 뜰에서 직접 키우고 계신 상추를 한 웅큼 가져 오시곤 한다.농약을 안주니, 달팽이가 얼마나 많이 생기는지 모른다며, 이 상추를 뜯으면서도 달팽이를 엄청 많이 잡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지만,엄마가 달팽이를 '잡았다'는 건 '잡아서 죽였다'는 뜻이란 걸 잘 아는 나는 그랬었냐며 웃음으로 반응했지만, 달팽이를 잡아 죽이는 어머니의 엽기적인 모습이 떠오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상추를 먹으려고 씻는데, 상추잎 속에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엄마의 눈에 띄지 않아 겨우 목숨을 구한 달팽이가 대견스러운 마음이었다."넌 할머니한테 걸렸으면 바로 죽었어!"유리 그릇에 .. 더보기
여러 종류의 호두깎기 프랑스에서 난 이 호두깎기를 보고 열광했었다.한국에서 늘 호두는 돌로 깨먹었더랬다.우아하게 도구를 이용해 호두를 까먹을 거라고 귀국길에 가지고 왔는데, 웬걸?한국 호두는 어찌나 단단한지 이걸로는 택도 없다. 이 호두깎기는 호두를 깰 때도 쓸 수 있지만, 아몬드를 깰 때 더 유용하다.그러나 한국에서는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아몬드 구하기가 힘들어 이것도 그다지 쓸모는 없다.작은 호두들은 이걸로 잘 깨져, 그나마 한번씩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이번에 프랑스에서 벼룩시장에서 재밌어서 산 것이다.이건 양방향 모두 사용가능하다. 반대쪽은 더 좁다.그러나 내 힘으로는 이걸로 호두깨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니 한국에서 호두깎기로는 돌이 최고인 것 같다.ㅠㅠ 더보기
꼬끌리꼬를, 과연 키우게 될까? 경주의 한 한옥!그 집 마당에 내가 엄청 좋아하는 꼬끌리꼬(개양귀비)가 곳곳에 피어있었다.한국에서 꼬끌리꼬가 피어있는 걸 직접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너무 놀란 나는 짐을 풀어놓기 무섭게 밖으로 나와 꼬끌리꼬를 사진 속에 담았다.아래 사진은 이 집의 거실 창 밖으로 보이는 뜰의 모습이다.꼬끌리꼬도, 그 옆에 있는 작은 돌조각도 너무 귀엽고 예쁘다.창밖으로 펼쳐진 뜰의 풍경이 너무 멋져, 한참을 이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꼬끌리꼬를 너무 소유하려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꼭 가까이서가 아니더라고, 아름다운 꼬끌리꼬를 이렇게 불현듯 보기도 하니까...그런 만남은 늘 짜릿하고 설레고 들뜬다는 걸 잘 알고 있다.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놀라웠다.그렇게 마음.. 더보기
자물쇠 없는 열쇠들 상점이나 벼룩시장에서 내 시선을 잡아 끄는 열쇠들.나는 자물쇠 없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열쇠들을 좋아한다.내게는 벼룩시장에서 산 오래된 작고 귀여운 옛날 열쇠가 하나 있다. 나는 이걸 목걸이로 만들어 걸고 다니기도 한다.그러나 열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더는 소용될 곳이 없어, 마음에 드는 열쇠들을 볼 때마다 늘 사진찍는 것에 만족한다. 위 사진 속 열쇠 꾸러미는 에딘버그의 한 선물 가계에서 본 것인데, 열쇠로 소용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장식품이다.사람들은 이걸 사서 뭣에 쓸까? 위 사진도 믿기지 않겠지만, 열쇠다.렌느의 한 동네 벼룩시장에서 본 것인데, 너무 신기하게 생겨 "이것이 뭐냐?"고 질문까지 했었더랬다.옛날에 쓰던 열쇠였다는 대답에 나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물건을 팔던 사람도 그런 나를 이해한.. 더보기
친구들의 맛난 선물들 몇 년 전, 뽈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유기농 모과를 세 덩어리! 그 해 가을, 옆에 굴러다니는 장대를 휘둘러, 이웃 아파트 단지 모과나무에서 작은 것 두 개를 겨우 따 현관 앞에 놓고는 농약 때문에 차를 만들 엄두는 내지도 못하고 향기만 즐기고 있을 때, 뽈님이 이렇게 큰 모과들을 선물로 주셨다. 잘 익은 놈은 바로 설탕에 절여 차를 담그고 나머지 두 덩어리는 좀더 익혀서, 물론 이것들도 모두 차를 만들어 다~ 마셨다.^^ 수 년 전 산청으로 이사를 간 이웃집 화가 나비님을 서울의 한 모임에서 만났을 때, 나를 위해 직접 딴 보리수를 선물로 들고 왔다.어린 시절 야트막한 뒷산에서 몇 번 따먹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잘 익어 달고 맛있는 보리수는 처음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보리수를 설탕에 절여, 발효액을 .. 더보기
모락산 명함꽂이 지금은 엽서를 꽂아 놓았지만, 원래는 명함꽂이로 만든 것이다.하늘풀님이 이웃 동네에 있는 모락산 모양으로 직접 흙을 빚어 만들어 주었는데, 그만 떨어뜨려 중간이 뚝- 깨지고 말았다. 너무 아까워 본드로 엉성하니 붙여놓았더니, 화가인 나비님이 거기에 나뭇가지와 꽃을 그려 주었다. 나비님은 깨진 흔적을 이용해 큰 나뭇가지를 그렸고 잎과 꽃들도 덧붙였다.그러고 나니, 어디가 깨졌나 싶다. 하늘풀님과 나비님의 합작품이 된 명함꽂이다.^^ 더보기
비오는 오후, '오후가비' 카페에서 약속이 있어서 수원에 갔다가 지인과 함께 간 카페! 이름도, 외관도 개성있어서 얼른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카페다. 게다가 그날은 마침 간간히 비가 흩날려, 카페 이름과 딱 어울리는 날이었다. 카페 한 귀퉁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마음에 드는 데코레이션! 그리고 커피맛도 좋다. 역시 카페는 커피맛이 가장 중요!커피와 함께 나온 수제 초콜릿도 맛나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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