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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멈춰 서서

추석선물, 책상밑 발판 키가 너무 작은 내게 책상과 의자는 늘 너무 높다. 옛날에 오랫동안 썼던 책상에는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턱이 있었는데, 요즘 쓰는 건 발판이 없어 항상 불편했다.아쉬운 대로 넓은 상자에 속을 딱딱한 골판지 같은 걸로 꽉 채워 책상 밑에 놓고 발판으로 사용해 왔다.예쁘지는 않지만, 발판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잘한다.이렇게 상자를 발판으로 사용한지도 10년이 넘었다. 10년 사이, 몇 차례 바꿔가며 상자를 발판으로 써왔는데, 올 추석에 하늘풀님으로부터 멋진 발판을 선물로 받았다.^^적송으로 만들었다는 이 낮은 탁자는 내게 필요한 발판의 높이와 똑같다.상자를 치우고 이걸 발판으로 책상 밑에 놓으니, 너무 멋지다.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것이 더 즐거울 것 같다.매우 마음에 드는 선물이다. 더보기
헌 책방, 드디어 마수걸이! 한 인터넷 서점에 헌 책방을 연 건 순전히 가지고 있는 책들을 좀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읽으려고 사놓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읽지 않은 책들과 다 읽은 책, 읽다가 더 이상 읽기를 포기한 책, 또는 출판사에서 선물로 준 책들...내 책꽂이에는 내게 더는 필요하지 않은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다.지금까지 이런 책들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을 하거나 독서를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했는데, '나도 책장사란 걸 해볼까?'이건 순전히 갑자기 든 생각이다. 그렇게 며칠 전에는 책꽂이를 정리하면서 팔 책들을 꺼내, 사이트에 헌책방을 열고, 책 목록을 올리고.... 늦은 밤까지 책방을 꾸몄다. 그리고 집에 놀러온 친구!그녀에게 헌 책방 이야기를 하니, 내게 책을 사겠단다.예전 같으면, 그냥 선물로 주었을 텐데.... 더보기
못쓰는 플랜카드의 멋진 변신 약속이 있어서 서울에 나갔다가 홍대앞 사거리에서 본 재활용 쓰레기 자루다. 한눈에 봐도 못쓰는 플랜카드를 이용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못쓰게 된 플랜카드를 이용해 만든 물건들을 여러 가지 보아왔지만, 이렇게 재활용 쓰레기 자루로 변신한 플랜카드의 모습이 가장 멋져 보인다.이 쓰레기 봉투는 야무지게 틀에 걸 수 있도록 바느질도 잘 되어 있는 것 같았다.한 옆에는 새로 걸 여분의 봉투들이 마련되어 있다. 누가 이렇게 멋진 생각을 했을까?내가 모르는 사이, 서울이 너무 멋진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더보기
조카들의 귀여운 선물 남동생네 아이들이 유치원생일 때, 직접 만들어서 나와 하늘풀님에게 선물한 사진꽂이! 아이들이 만든 물건은 항상 너무 귀엽다.완벽하지 않은 서툰 솜씨 때문에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우리는 책꽂이 위에 놓고 도서 대출증꽂이로 잘 쓰고 있다. 도서관을 갈 때, 여기서 도서 대출증을 뽑아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주 편리하다. 이 꼬마들은 지금은 4학년과 6학년이 되었으니, 정말 다 컸다. 더보기
하늘풀님의 도자기통 선물 프랑스에 있을 때, 하늘풀님이 동네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나를 위해 산 뚜껑이 달린 도자기통이다.연세 많은 할아버지가 팔고 계셨던 물건이라고 했다.단 돈 50쌍띰(약 750원)을 주고 샀다니 너~무 싸다. 어쩜 그분의 부인이나 혹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사용하셨을지도 모를 물건이다. 너무 약하게 생겨서 나는 겨울을 나러 한국에 올 때, 집에다 가져다 놓았더랬다.지금은 그것이 얼마나 잘한 판단인지 이걸 볼 때마다 한다.실제로 귀국할 때는 짐을 부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짠짠한 것들은 모두 기증을 하고 돌아왔다. 분명, 이것도 그때 집으로 가져다 놓지 않았다면, 내 곁을 떠났을 애다.지금 나는 이 통을 호두 용기로 쓰고 있다.프랑스 사람들은 무엇에 썼을까? 더보기
프랑스 렌의 책시장 (생딴느 광장) 프랑스 렌의 생딴느 광장에는 오전마다 매일 책시장이 열린다.값싼 헌 책은 물론, 소장가치가 높아보이는 고서적과 멋진 예술 서적까지 매우 다양한 책들이 햇볕아래 펼쳐진다. 옛날 학생신분으로 유학을 할 때는 이런 헌책방에서 흥미로운 책들을 정말 많이 샀었다.전공과 관련된 책은 물론, 좋아하는 화가들의 화집과 사진이 많이 담긴 역사책들을 산 건 바로 이런 광장의 책시장에서였다. 요즘은 옛날처럼 책에 집중하지 않고, 책을 사려고도 애쓰지 않으니 햇볕좋은 날은 그저 재밌는 책들이 어떤 것이 있나? 둘러보는 편이다.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책들을 뒤적이는 것이 즐겁다.마치 옛날, 보물찾기를 하는 심정으로 책들을 살피던 당시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에 젖는다.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생각을 이럴 때 한다.추억할 것이 너무 많다. 더보기
'아트 나인'의 재밌는 그림 이것은 이수역 근처에 있는 영화관 아트나인에 걸려있는 작품이다. 한눈에도 '엔디 워홀'의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무엇보다 내가 놀란 것은 이것이 잡지책들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작은 틀 속에 깡통통조림을 하나씩 만들고, 그것을 모두 모아 놓았다. 가까이서 보면 잡지를 썰어서 만들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캄벨 깡통들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옥수수 통조림이 곁들여져 있는 건 참 재미있다. 잡지들을 썬 칼자국이 그대로 느껴진다. 나도 갖고 싶어...ㅠㅠ이 작품 중 깡통 하나라면 우리 집에도 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도 아트나인 화장실 앞에 걸려있는 것이다. 위의 작품처럼 역시 잡지를 가지고 만들었다.그런데 이런 재밌는 작품을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작가의 이름을 알 수 없.. 더보기
찬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설탕 찬장 속에 각설탕이 있었다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이 설탕은 작년,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한 친구가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사다 준 것이었다.작아서 참 좋다며, 한 덩이가 너무 알맞지 않냐며 감탄해 하던 그녀의 모습이 잠시 떠올랐다.물론, 그랬다.프랑스에서 많이 쓰던 각설탕들은 좀 큰 편이어서 커피에 넣을 때는 자주 다 녹기 전에 채 녹지 않은 남은 조각을 빨리 건져내곤 했다. 나는 설탕 크기보다 모양이 더 마음에 들어 즐거웠고, 암 수술 이후에는 설탕 든 커피는 자제하고 있어, 먹을 일조차 없던 차였다.마침 우유도, 설탕도 첨가되지 않은 카카오 가루가 있어, 오랫만에 이 설탕을 넣고 코코아를 타먹어 보았다.설탕을 다섯 알이나 넣었더니, 바로 그 즐겨먹던 코코아맛이 난다.코코아의 달콤함은 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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