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문득, 멈춰 서서

여름, 매미의 방문 여름이면, 우리 집 주변으로 매미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쏴라~ 쏴라~ 쉼없이 우는 매미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더운 건지, 더워서 그 울음소리들이 신경을 거슬리는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그토록 거슬렸던 매미소리가 요즘 덜 신경쓰이는 건 나이가 들어, 내가 확실이 좀더 성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땅 속에서 나와 10~15일 정도, 살다가 죽을 매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 것일까?예전보다 훨씬 느긋해진 나는 매미 소리를 무덤덤하게 듣는다.그러다가 가끔 귀청이 떨어져라 시끄러운 매미 소리가 날 때는 어김없이 우리 집 방충망에 매미가 붙어서 울고 있다. 물론, 흔한 일은 아니다.요즘은 매미들의 이런 방문이 반갑다.이렇게 다른 살아 있는 존재들의 방문을 받는 건 즐겁다. 더보기
독거미 이야기 얼마 전 상주에 살고 있는 친구의 집을 방문했을 때, 뜰이 넓은 그녀의 집 처마 밑에 독거미 몇 마리가 집을 틀고 있었다. 집에서 독거미를 본 것이 얼마만이던가?어린시절 부모님과 살았던 집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과 살던 어릴 때의 집에는 넓은 꽃밭이 있었다.어머니도, 아버지도 화초가꾸시는 걸 좋아하셔서 온갖 화초들이 계절마다 자기 모습을 뽐내곤 했다.그런데 여름에는 왜 이렇게 독거미들이 꽃밭에 집을 짓는지 모르겠다.특히, 키큰 장미나무들 근처에는 빨갛고 노랗고, 또는 형광빛을 발하는 진초록의 독거미들이 늘 얼기설기 솜씨도 좋아보이지 않는 집을 짓고 살았다.나는 집에 독거미들이 사는 것이 너무 창피하고 싫었다.독거미의 눈에 잘 띄는 자극적인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까이 가면 물릴 수도.. 더보기
후추통과 소금통 팀탐님이 내게 선물로 준 후추통과 소금통이다.찬장에 넣어놓고 쓰지 않던 걸 꺼내 식탁에 올려놓았다.식탁에 놓으니, 장식적 효과까지 있다.팀탐님은 우리에게 늘 재밌는 선물을 주신다. 그러나 안좋은 점은 소금통은 소금이 너무 말라 금방 굳는다는 것이다.나는 통후추를 즉석해서 갈아서 뿌리는 걸 선호하므로, 우리 집에는 가루후추가 없을 때가 많다.그러니 후추통은 더 쓸 일이 없다. 얼마전부터 소금통만 식탁위에 올려놓고 쓰고 있는데, 금방 굳어서 잘 나오지 않는다.샐러드를 먹을 때, 소금을 뿌릴 수 있으면 더 편해서 식탁 위에서 소금통을 쓰고 싶은데.....물론, 이렇게 작은 소금통의 소금이 굳는 건 이 물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소금통의 소금이 굳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알아봐야겠다. 더보기
천연화장품과 비누 선물 그녀를 다시 만난 건 꼭 12년만이었다.어찌어찌 연락이 닿아 만사 제쳐놓고 뛰어갔는데, 그 세월 무색하게 재잘거리며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 옛날에도 그랬다.그녀의 화실에서 밤을 새하얗게 새며 재잘거렸던 그 많은 이야기들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에도 없지만, 여전히 그녀와 나눌 말들이 많아서 좋았다. 그녀는 내게 직접 만든 천연비누들과 주방세제, 녹차마사지팩과 흑설탕스크럽을 주었다.돌아와 주방세제로 그릇을 씻을 때마다너무 좋아, 그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친구는 내게 천연비누 만드는 것도 직접 가르쳐 주었다. 맨 위, 장미꽃은 좀 실패했지만, 나머지는 정말 마음에 들게 만들었다. 더보기
추억의 강 이야기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안양의 '학의천'가다. 저녁 때는 하천을 따라 자주 산책하는데, 이런 삶은 오랜 내 숙원이었다. 나는 한강 변에 위치한 학교를 다니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나이가 좀더 들어서는 한강가로 산책나가는 것을 즐겼다. 강가를 걷거나 강둑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햇볕 맑은 봄날, 물안개 푸슬푸슬 피어오르는 아침 강을, 한여름 불볕 더위를 식혀주는 저녁 강변을, 가슴조차 서늘하게 적시는 가을 물빛을, 그리고 쨍하고 추운 한겨울, 강둑에 앚아 손을 호호거려가며 얼지 않고 흐르는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걸 정말 좋아했다. 그러다 몽쁠리에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을 때, 왠지 모르게 답답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나는 오래도록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 더보기
토일요일은 물론, 공휴일까지 쉬는 식당 수원 장안동에 있는 이바돔이라는 식당!지난달, 지인을 만나러 수원에 왔다가 점심을 먹은 곳이었다.보리비빔밥과 녹두전이 모두 너무 맛있어,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아주 맛나게 식사를 했었다. 너무 맛있었던 기억 때문에, 수원에 사는 친척 동생네 가족과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바로, 지난 토요일의 일! 그런데 이게 웬일? 식당 문앞에 떡하니 붙어있는 이 안내장!나는 일요일에 문을 닫는 식당은 종종 보았지만, 토요일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은 한국에서 처음 본다.게다가 공휴일까지 영업을 안한다고 덧붙여 놓았다.이런 엄청난 포스를 지닌 식당은 정말 처음이다. 아래는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 식당 이층의 목조 건물!예쁘기보다 신기해서 사진에 담았다.다음번에는 꼭 평일에 가야지~사진찍는 것도 잊지 말자! 더보기
동숭 아트 센터의 추억 '동숭아트센터' 내에 있는 영화관 '하이퍼텍나다'의 여자 화장실 문고리. 이것이 내가 그곳에서 최고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나는 그곳에 영화를 보러 이따금씩 가곤 했다. 이 사진은 몇 년 전 과 을 보러 갔다가 찍은 것이다.그 뒤, '하이퍼텍나다'는 공사로 영화 상영이 중단되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문득 궁금하다. 그날 에서 주인공이 한 말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한 선생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넌 호수도 될 수 있고, 강도 될 수 있다.호수가 되고 싶으면 거기 머물러라.그러나 강이 되고 싶다면 움직이고 이동해야 된다.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걸 두렵지 않게 해주는 감동적인 말이다. 그러다가 며칠 전, 친구를 만나러 동숭동에 갔다가 '하이퍼텍나다'가 궁금해, 친구와 헤어진 뒤 일부러 나는.. 더보기
나비님이 만들어준 예쁜 선물들 지금은 산청, 산골마을에서 남편이랑 아가랑 재밌게 살고 있는 나비님이 우리 이웃일 때가 있었다.그때, 나비님은 내게 멋진 선물들을 정말 많이 만들어주었다. 나는 나비님이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의왕의 '모락산'을 닮은 세 봉우리가 있는 산모양 엽서꽂이를 만들어 달라고 졸랐더랬다.내 설명을 잘 들은 나비님은 이렇게 예쁜 엽서꽂이로 완성해 내게 주었다.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다. 모락산 엽서꽂이에 뭔가를 꽂아놓으면 이렇게 보인다. 그리고 다시 나비님으로부터 선물받은 '곰명함꽂이'!이것도 그녀가 직접 만들어 구운 것이고 여러 곰들 중 내 마음에 쏙 드는 걸 주어서 더욱 기뻤다.특히, 나를 위해 만든 곰을 명함꽂이로 디자인해, 매우 실용적인 것이 되었다. 나비님이 만든 만두가게 고양이 인형들이다.이 고양..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