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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낯선 세상속으로

프랑스 브뤼쯔(Bruz), 폭격의 상흔을 간직한 도시 렌에서 시내버스로도 갈 수 있는 ‘브뤼쯔’(Bruz)를 간 건 꼭 그 도시를 방문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브뤼쯔 옆, ‘보엘’이라는 작은 마을에 존재하는 물레방아와 넓게 흐르는 빌렌느강을 구경하고 싶어서 잠깐 거치게 된 곳이 브뤼쯔였다. 그럼에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니, 그냥 지나쳐갈 수는 없었다. 버스에서 내려 관광안내소를 들러 도시의 구경거리가 표시된 지도와 역사가 소개되어 있는 자료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 곳을 오기 전부터 브뤼쯔 시내에 있는 성당은 ‘20세기 현대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특색있는 건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터라, 나는 브뤼쯔 성당을 꼭 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면서도 ‘브르타뉴 대부분의 마을에 있는 고딕풍의 중세성당이 아니라, 왜 20세기 성당이지?’하는 의문에는 해답을 찾지 못하.. 더보기
프랑크푸르트의 멋진 크리스마스 마켓 실제로 내가 구경한 유럽의 크리스마스마켓은 몇 군데 되지 않지만, 그 가운데 가장 멋지고 아름다웠던 곳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였던 것 같다.이곳은 시청이 있는 중앙 광장에서부터 중심가에 줄지어 크리스마스 마켓 부스들이 세워진다. 물론, 프랑크푸르트 중앙 광장에는 부스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회전목마와 예수탄생 모습을 형상화한 구유장식, 진짜 전나무에 꾸며진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까지 자리잡는다. 프랑크푸르트에 꼬박 3일을 있었는데, 3일동안 우리가 매일 드다든 곳은 바로 이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프랑크푸르트에는 크리스마스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유럽 사람들이 오는 듯 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부스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그곳을 찾는 인파는 줄 줄을 몰랐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조명은 더 환하게 밝혀.. 더보기
파리의 '노엘장'(Marché de Noel)풍경 몇 년전, 꼭 이맘 때 놀려 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 끝에 꾸며진 노엘장의 풍경이다. 프랑스도 서유럽의 다른 나라와 다르지 않아서 크리스마스가 1년 중 가장 큰 명정이다.그래서 도시마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는 크리스마스 장식품으로 도시를 꾸미고 이렇게 노엘장이 열리기도 한다.그날 밤, 줄지어서있는 부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다. 눈사람 장식이 매달려 있는 이 부스에서는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다.생강빵과 뺑데피스(pain d'epices)와 비스킷등, 크리스마스에 이런 맛난 간식이 빠질 수는 없겠다. 매달려 있는 눈사람도 파는 것이다.그런데 목을 매단 눈사람 모습이 왠지 으스스하다. ㅋㅋ 노엘장의 부스들은 모두 저마다 재밌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다.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로 .. 더보기
바바라 성녀를 만나러 가는길 브르타뉴 내륙, 깊숙히 자리한 ‘몽타뉴 누와르’는 유명한 산악지역이다. 몇박며칠, 잠을 자면서까지 여행하기 힘든 그 지역을 굳이 찾아간 것은 ‘생트-바르브 예배당’(La chapelle Sainte-Barbe)을 보기 위해서였다. '바르브'는 서양 여성들의 이름으로 유명한 '바바라'의 변형된 형태다. 이곳에 꼭 가보고 싶었던 것은 프랑스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독특한 건축양식의 예배당 사진을 관광책자에서 처음 보았을 때였다. 게다가 이곳은 매년, 브르타뉴에서도 유명한 참회축제가 열리는 곳이라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생트-바르브 예배당'은 무척이나 신비스럽게 생각되었다. 참회축체는 일정상 구경을 가지 못했지만, 여름에만 개방한다는 예배당은 며칠 잡으면 못가란 법은 없어보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을 .. 더보기
브로셀리앙드의 심장 ‘뺑뽕’(pimpont) 깊숙히 브르타뉴 내륙으로 들어가면 ‘브로셀리앙드’(Brocéliande)숲이 있다. 브로셀리앙드는 브르타뉴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숲으로, 일에빌렌느와 모르비앙 지역에 걸쳐 있다. 브로셀리앙드를 빼놓고 브르타뉴를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이 숲은 브르타뉴 문화의 기원을 전하는 많은 전설과 설화로 가득찬 곳이다. 나는 이 숲을 꼭 가보고 싶었다. 나무 몸통 가득 두껍게 이끼가 자라는 독특한 숲도 보고 싶었고, 전설이 깃든 계곡과 연못들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진흙탕으로 걷기 힘들다는 겨울이 지나기가 무섭게 브로셀리앙드 숲으로 달려간 것은, 몇 년 전 한 봄날이었다.렌에서 대중교통으로 브로셀리앙드 숲을 가기 위해서는 ‘뺑뽕’(pimpont)이라는 읍을 거쳐야 한다. 숲 가장 깊숙히 위치해 있는 뺑뽕은 ‘브로셀.. 더보기
브로셀리앙드(Brocéliande)숲의 전설속 여성들 브로셀리앙드(Brocéliande)숲은 대중교통으로는 여행하기 힘든 곳이다. 게다가 이끼가 잔뜩 끼어있는 키큰 나무들로 빽빽한 광대한 숲을 관통해 하루에 걷는다는 건 불기능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무서웠다.ㅠㅠ 그래서서 숲 깊숙히 위치해 있는 전설이 깃든 유명한 장소들은 안내인이 인솔하는 단체관광 프로그램에 끼어서 가기로 했다. 역시 우리의 판단은 옳았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숲길은 무섭지 않았고, 무엇보다 여름 숲은 시원하고 걷기 좋았다. 숲 깊숙히 들어서자, 브르통어로 ’다른 세상’이란 뜻이 담겨 있는 ‘브로셀리앙드’란 말이 실감이 났다. 깊은 숲속에 세워져 있는, 흰 옷을 입은 여자 귀신이 나타난다는 ‘트레세쏭 성’(Château de Trécesson)이나 숲 한복판에 넓게 드리운 호수들처럼.. 더보기
François Davin의 ‘황금나무’(L’Arbre d’Or) 브르타뉴 지방의 브셀리앙드(Brocéliande)숲, ‘돌아올 수 없는 계곡’ 발치에는 1991년 ‘프랑소와 다뱅’(François Davin)이라는 작가가 만든 ‘황금나무’(L’Arbre d’Or)가 있다. 이 나무는 금박칠을 한 사슴뿔 모양의 밤나무 설치예술품이다. 그 주위로 5그루의 불탄 떡갈나무들이 세워져 있고, 둘레 바닥에는 넓게 아르두와즈 편암들이 박혀 있다. ‘황금나무’는 1990년에 있었던 브로셀리앙드 숲의 화재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파괴된 숲과 숲의 부활의 의미를 담고 있다. 5그루의 불탄 떡갈나무는 ‘자연의 사라짐’을 뜻하고 금박의 나무는 불멸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무에 금박을 입히기 위해 황금 90g이 사용되었으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숲이 얼마나.. 더보기
Robert Milin의 ‘끌뢰네: 그의 사람들’(Cleunay: ses gens) 내가 살았던 프랑스 렌의 '끌뢰네(Cleunay)마을' 거리에는 '로베르 밀란'(Robert Milin)이라는 사진작가의 작품이 커다란 게시판에 인쇄되어 설치되어 있다. ‘끌뢰네: 그의 사람들’(Cleunay: ses gens)이라는 제목의 연작이 ‘끌뢰네 길’(Boulevard de Cleunay)과 ’게리내 길’(Boulevard de la Guérinais), 그리고 ‘위젠느 포티에 길’(Rue Eugène Pottier)에 걸쳐 전시되어 있다. 시작과 끝지점, 양 옆으로 이 연작의 제목이 인쇄된 게시판이 두 개 세워져 있고, 그 사이에 6개의 이미지가 담긴 이 프로젝트는 4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우리 집은 마침 ‘끌로네 길’에 위치해 있어서 늘 이 작품들을 보면서 다녔다. 다른 두 길 또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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